올해 연초 밥 우드워드(Bob Woodward) 워싱턴포스트 기자와 인터뷰 당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위협을 축소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그렇게 한 것은 국민들에게 공포를 일으키거나 물가가 폭등하는 것을 원치 않아서였다고 해명했다.

밥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에 참여한 바 있다. 작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18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한 내용 및 소식통들에 대한 배경 인터뷰를 담은 그의 신간이 15일 출간을 앞두고 있다. 미국 CNN이 9일 가장 먼저 폭로한 트럼프 대통령 인터뷰의 일부 녹화 문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위험한 바이러스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19일 우드워드에게 “나는 (코로나19의 위협을) 축소시키길 바란다. 내가 이렇게 하길 원하는 이유는 공포를 조장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월7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며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가 폭로한 신간 내용에 따르면 1월28일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코로나19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가장 큰 국가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우드워드에게 이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위협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이 옳았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공포에 몰아넣고 싶지 않았다……사실상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나는 물론 국가나 세계를 광분 상태로 몰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물가가 부담할 수 없을 정도로 폭등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2월26일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거의 0에 근접하게 감소했다”고 말했고, 27일에는 바이러스가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3월9일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고지하면서 코로나19 사망률이 독감과 비슷하고 “생활과 경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3월 한달 내내 부활절 전에 방역 조치를 종결 지을 생각이라고 언급하다가 월말에 가서는 돌연 코로나19로 10만 명이 사망했다고 엄숙하게 경고했다.

AFP는 11월3일 대선까지 약8주가 남은 가운데 우드워드의 신간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설문에 응한 미국인 가운데 3분의2가 정부의 방역 조치에 불만을 표했다. 적지 않은 비평 인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위협을 축소한 것은 자신의 연임을 위한 계산이라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를 기회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맹공을 퍼붓고 있다. 그는 이날 미시건주 선거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개월간 코로나19의 미국에 대한 위협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고의적으로 미국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국민에 대한 생사가 걸린 배신……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CNN에 트럼프의 행위는 “혐오스럽다……범죄에 가깝다”고 말했다. 바이든 캠프는 9일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코로나19의 위험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