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 식품의약국 산하 연구소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또다른 코로나바이러스를 발견했다는 내용을 담은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정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인체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돕는 유전자가 유사 박쥐바이러스의 전파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코로나19의 중국 실험실 발원설에 의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raTG13바이러스는 중국 남서부 동굴에 서식하는 중국관박쥐(말발굽박쥐)의 배설물에서 발견된 박쥐바이러스로 코로나19와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알려졌으며 유전형질이 96%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바이러스의 최대 차이점은 바이러스를 숙주 세포에 결합시키는 돌기 단백질(스파이크 단백질)이다.

토니 왕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메릴랜드에 소재한 식품의약국(FDA) 산하 벡터 기반 바이러스질병 연구소에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또다른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와 유사한 돌기 단백질을 raTG13에 주입할 경우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 정부 관료들은 raTG13을 연구한 우한의 한 실험실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한 평가를 거부한 왕 박사는 실험실 안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일을 조사하기 위해 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수요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가 이메일로 보낸 서면질의에 "자연계에 PRRA(프롤린-아르기닌-아르기닌-알라닌 서열) 삽입물을 옮기는 유형의 박쥐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PRRA는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의 4-아미노산 삽입물로 돌기 단백질의 구조는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새로운 구조를 가지면 돌기 단백질은 더 쉽게 분리될 수 있고 바이러스를 감싸고 있는 막이 인체 세포막과 더 효율적으로 융합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과학자들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같은 전염성이 강한 다른 병원체에서도 유사한 구조를 발견했지만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왕 박사와 동료들은 PRRA삽입물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 단백질을 운반하는 HIV 기반의 가짜 바이러스인 슈도바이러스(pseudovirus)를 만들어냈다. 이 슈도바이러스는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지만 한 번만 복제하기 때문에 실제 바이러스보다 안전하게 취급할 수 있는 변형 바이러스다.

이 새로운 돌기 단백질은 FDA 과학자들의 예상대로 더 쉽게 분리됐지만 숙주 세포에 침투하는 슈도바이러스의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연구진은 박쥐와 천산갑 등 상이한 잠재 숙주의 세포에서 이를 실험했고 같은 결과를 얻었다.

예컨대 지난 화요일에 ‘biorxiv.org’에 게재한 동료전문가의 심사를 받지 않은 논문에 의하면 인간의 폐세포는 자연계의 박쥐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세포에 비해 감염률이 수백 배나 떨어진다고 밝혔으며 그들은 이 결과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기원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비록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인간이 그 변종바이러스를 만들었다는 음모론에 대항할 만한 많은 증거를 찾아냈지만 이 바이러스의 중간 숙주는 여전히 밝혀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커다란 유전적 차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수년 내지 수십년 전에 이미 raTG13을 비롯한 박쥐 친척들과 분리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때와 현재 팬데믹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는 연결고리가 사라졌다.

FDA 연구는 그 해답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단서를 찾아냈다. PRRA삽입물은 실험대상이 된 동물 가운데 유독 쥐에게만 세포를 감염시키는 박쥐바이러스의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는 쥐가 중간 숙주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하지만 FDA의 해당 연구를 포함한 많은 연구에서 인류 코로나바이러스는 많은 동물을 감염시킬 수는 있어도 쥐를 감염시킬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같은 상반된 결과에 대해 미국 정부 연구진은 과학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12월말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출현하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을 수 있다는 세계 과학계의 견해에는 동의했다.

그들은 논문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는 중국 우한에서 집단발병하기 전에 인체에 적응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