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에서 반인종주의 시위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지도자는 선거 유세에서 공공연히 쿵푸(Kung Fu)와 독감(Flu)을 합성한 ‘쿵 플루(Kung flu)’라는 표현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지칭했다. 뉴욕타임스(NYT)와 LA 타임스, CNN, NBC 등 미국 주류 매체들이 이를 규탄하면서 이는 순전히 인종주의적인 비방 발언으로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몇 달 전에 코로나19에 관한 공식 명칭을 발표함에 따라 대중과 매체, 과학계에서 이 명칭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른바 ‘쿵 플루’는 아시아계 인구에게 심각하게 무례를 범한 것이자 노골적인 인종주의로 날이 갈수록 인종차별 피해자로 전락하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특히 받아들일 수 없다.

3개월여 전에 백악관의 소수 고위 관료는 방역 미흡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중국 바이러스’와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으로 코로나19를 지칭해 국제사회와 미국 국내에서 지탄을 받은 후 말을 바꾸었다. 오늘에는 또다시 ‘쿵 플루’라는 표현으로 오명을 씌우고 있어 충격을 안긴다.

오명화의 배후에는 ‘책임전가’의 연장선인 상투적인 수법이 자리하고 있다. 6월 초 이후 미국 각지가 경제를 재개한데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사람들이 집결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해 지난 26일 미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만 명을 넘어서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까지 30여개 주의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미 전역은 코로나19의 계속적인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오명화의 배후에는 선거 정치의 ‘검은 사고’가 숨어 있다. 코로나19 대응 미흡에다 인종 차별로 인한 대규모 항의가 겹치면서 공화당의 선거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종주의적 칭호를 정치 생명줄로 여기는 것은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는 격이나 다름없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대다수 유권자들을 멀어지게 할 뿐이다. 이런 악랄한 행동이 전문가와 매체의 규탄을 받는 것은 지당하다. CNN 해설자 Don Lemon은 프로그램 중 백악관 고위 관료가 ‘쿵 플루’라고 한 것은 위선적일 뿐만 아니라 정말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예로부터 인종차별이라는 고질병이 있다. 이로 인해 아시아계를 포함한 소수 민족계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 최근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집권 당국은 문제의 근원을 반성하고 조치를 취해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불 난 데 부채질하는 격으로 인종 간의 불화와 사회 분열을 심화하고 있다. 이는 도의를 위배했을 뿐만 아니라 책임지는 정부의 행동이 더더욱 아니다.

코로나19 초기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잘못된 길에서 폭주하며 정치로 과학을 대체하고, 선거표를 위해 책임을 전가해 미국 내 코로나19의 통제불능을 초래했다. 지금까지 12만5천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수 민족계가 받은 타격은 특히 심각하다. ‘늦더라도 안 오는 것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그들은 본래 제때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잘못을 깨닫지 못한 채 코로나19가 심연으로 추락하도록 방기해 더 많은 생명의 죽음을 초래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 국내는 ‘방역’과 ‘항의’의 이중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직까지도 철저히 뉘우치지 않고 있는 정치인들은 필연적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재앙을 초래한 오명을 떠안게 될 것이다.